2025. 10. 28. 13:00ㆍ카테고리 없음
트럼프의 조선소 방문 '무산', 업계 기대와 현실 충돌

경주에서 열리는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 참석차 방한한 트럼프 대통령이 국내 조선소를 방문할 것이라는 조선·방산업계의 높은 기대는 결국 무산된 것으로 확인됐다. 당초 HD현대중공업 울산조선소, 한화오션 거제사업장, 삼성중공업 등 세 곳이 후보로 거론됐지만, 트럼프 대통령의 일정이 협소해 방문 계획이 최종 취소된 것으로 업계와 외교안보 소식통이 밝혔다. 방문 가능성이 남아 있다는 관측도 일부 있지만, 막판까지 조율하다 이뤄지지 못했던 점, 그리고 판문점 방문 확률보다 낮은 것으로 평가된다는 업계 반응은 사실상 무산을 의미한다.

실제 일정과 조율, 왜 무산됐나
트럼프 대통령은 10월 29일 방한 후 1박 2일의 빡빡한 일정 속에 경주 APEC 정상회의·미중 정상회담·외교 각료 회동 등 주요 행사에 집중할 예정이다. 미측은 사전에 조선소 후보지 현장 점검까지 실시했으나, 시간·동선, 경호 문제 등 현실적 이유로 방문 일정을 최종 확정하지 못했다. 미국 측 변동 가능성은 트럼프 대통령 특유의 의사결정 스타일을 고려해 일부 남아 있지만, 현재까지 세 조선사 모두 공식 방문 통보를 받지 않았으며, 업계 관계자들은 "완전 취소라 보기 힘들지만 현실적으로 어렵다"고 진단했다.

업계 "트럼프-한국 조선 협력 기대" 속 허탈
트럼프 대통령은 한국과의 조선업 경제 협력을 수차례 공식 언급해왔으며, K-조선소 방문이 성사될 경우 한미 실질 협력, 관세 협상, 국방 방산 수출 촉진 등 경제·외교적 효과가 강하게 기대됐다. 미국 내 조선업 재건 프로젝트 ‘마스가’ 추진, 한화오션·현대중공업·삼성중공업 3사에 대한 MRO(함정 유지보수), 스마트 조선소 기술력 점검 등 다양한 목표가 논의됐으나, 일정 문제로 현실은 기대에 못 미쳤다. 조선주들은 방문 기대감에 단기적으로 강세를 보였지만, 실제 현장 방문이 무산되며 차분히 조정 국면에 접어들었다.

미국 대신 캐나다·기타국 행보 '눈길'
APEC 기간 중 트럼프 대통령과 러트닉 상무장관 한국 조선소 방문은 무산됐지만, 마크 카니 캐나다 총리는 한화오션 거제사업장 방문을 확정했다. 이는 60조원 규모의 캐나다 잠수함 건조·유지보수 사업 수주와 관련, 전략적 실사 및 협력 확대의 성격을 띈다. 미국-한국 협력 논의가 발로 옮겨지는 동안, 한국 조선업계는 캐나다·유럽 등 다양한 시장 확대와 글로벌 수주 기회에 더 초점을 맞추게 됐다. 한화오션 등은 캐나다 사이드 자체 실적 발표와 함께 행보를 새로이 조율하고 있다.

조선업계와 방산업계, ‘마스가’의 현실과 우려
미국은 최근 ‘마스가’라는 조선업 동맹 프로젝트를 한국에 적극적으로 제안하며 단순 외교적 선언이 아닌 경제·산업·국방까지 아우르는 실질 협력을 추진해 왔다. 업계는 K-조선소 방문이 성사될 경우, 미국의 육·해·공 첨단 함정과 한국의 스마트 건조 시스템이 결합된 글로벌 표준을 만들 수 있다는 기대를 보였다. 그러나 방문 무산과 함께, 미국 내 현지화 확대→국내 본사라인 물량 감소라는 IRA(인플레이션감축법)식 부작용 우려도 커졌다. 조선업계는 장기적 관점에서 국내 기술·품질 경쟁력 유지와 현지화 전략 간 균형을 모색 중이다.

향후 전망, 실질 협력과 제2의 기회
트럼프 대통령 및 미국 상무부의 최종 일정이 재변경될 가능성은 남아 있으나, K-조선소 현장 방문은 한미 협력 상징의 실제 실현에서 한발 물러난 셈이다. 반면, 캐나다·유럽 협력사 실사, 관세 협상 등은 불확실성 속에서도 수주 가능성과 국방·방산 분야 확장으로 이어지고 있다. 조선업계는 스마트 조선소·원격유지보수·함정 생산과 AI·디지털 전환 등 미래 협력을 강화하는 한편, 외부 변수에 의존하지 않는 내재적 체력 키우기에 집중하며 ‘제2의 기회’ 노려야 한다는 교훈을 남기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