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 7. 10. 23:16ㆍ카테고리 없음
🎬 대장암 3기 판정 후에도 무대에 선 여배우의 고백
무대에서 50년 넘게 살아온 배우 주부진. 그녀의 이름은 익숙하지 않아도, 얼굴을 보면 수많은 드라마와 연극에서 봐온 그 사람임을 금세 알 수 있다. 그런 그녀가 최근 방송에서 대장암 3기 진단을 받았던 과거를 털어놓으며 많은 시청자들에게 깊은 인상을 남겼다.
다큐멘터리나 의학 프로그램이 아니라, 오랜만에 모습을 드러낸 예능에서 밝은 얼굴로 웃으며 “12번 항암치료를 받았다”고 고백하는 모습은 충격과 동시에 경이로움을 안겼다.
병이 들었을 때 대부분의 사람들은 활동을 멈추고 회복에 집중하지만, 그녀는 오히려 연기를 멈추지 않았다고 말했다. 촬영장에서 갑작스레 복통을 느끼고 병원을 찾은 것이 시작이었다. 대장암 3기라는 진단, 그리고 곧바로 이어진 수술과 항암 치료. 30cm나 잘라낸 장기와 싸우면서도 그녀는 대본을 손에 놓지 않았다.
💑 인연도, 투병도 연극처럼 얽힌 삶
그녀의 곁에는 든든한 배우자가 있었다. 남편은 연극계에서 50여 편의 작품을 연출한 원로 연출가. 두 사람의 첫 만남은 한 극단에서 시작됐다. 연극을 하고 싶어 극단을 찾았지만 “아무나 못 들어온다”는 말에 자존심이 상해 사회교육원에 등록했고, 거기서 다시 마주친 사람이 바로 지금의 남편이었다. 인연이라는 게 얄궂을 정도로 연극처럼 이어진 셈이다.
그런 남편은 암 투병 중에도 그녀 곁에서 늘 함께했다. 방송에서 의사는 농담 반 진담 반으로 “암 판정이 두 사람 사이를 더 단단하게 만든 것 같다”고 말했다. 고통의 순간은 부부에게 위기가 아닌 ‘공고함’의 기회였다. 주부진은 투병 중에도 연기를 멈추지 않았고, 남편은 무대 밖에서 그녀의 버팀목이 되어 주었다.
🎻 항암 끝낸 뒤 오케스트라 무대에 선 이유
암을 이겨낸 지금, 그녀는 충북 영동군에 살고 있다. 도시를 떠나 시골에서 텃밭을 가꾸고, 아침마다 닭장 문을 열어주는 삶. 하지만 놀라운 건 그녀가 현재 오케스트라 단원으로 활동 중이라는 사실이다. MC들이 “바이올린은 언제부터 했냐”고 묻자, 그녀는 “중학교 때부터 했다”고 대답했다. 음악은 연기만큼이나 오래된 친구였던 셈이다.
방송에서 공개된 연주 영상에서 그녀는 집중된 표정으로 활을 움직였다. 단순한 아마추어 취미가 아니라, 오랜 시간 공들여 닦아온 또 하나의 무대였다. 암 투병이라는 거대한 파도를 넘은 뒤에도 그녀는 예술의 끈을 놓지 않았다. 연기에서 음악으로, 무대는 달라졌지만 그녀는 여전히 예술인으로 살아가고 있었다.
🌿 ‘귀촌 4년 차’, 무대 밖 삶도 연기만큼 활기차다
귀촌한 지 벌써 4년이 된다는 주부진은 이제 도시 생활보다 자연이 더 편하다고 말했다. 방송에서 공개된 집은 단정하면서도 소박했고, 그녀는 아침 일찍 텃밭에서 상추와 바질을 수확하고 닭장 문을 열었다. 바쁘게 움직이는 그녀와 달리, 남편은 의자에 앉아 꼼짝하지 않고 텃밭을 바라보는 모습으로 웃음을 자아냈다.
마치 현실판 ‘개미와 베짱이’처럼. 하지만 그 조화는 이상하게도 따뜻하고, 오랜 세월 쌓인 이해와 배려가 고스란히 느껴졌다. 누구나 건강을 잃고 나면 잠시 쉬어갈 법도 한데, 그녀는 오히려 더 부지런해졌다. 그 활기는 암을 이겨냈다는 사실만으로 설명되지 않는다. 삶에 대한 태도, 움직임에 대한 철학이 그대로 스며 있는 것이다.
📌 연기를 멈추지 않았기에 삶도 멈추지 않았다
주부진이라는 배우가 대장암 3기를 이겨냈다는 사실도 놀랍지만, 그보다 더 인상 깊은 건 “한 번도 연기를 멈춘 적 없다”는 고백이다. 누구도 강요하지 않았고, 누구도 그녀를 비난하지 않았지만 그녀는 무대를 떠나지 않았다. 투병 중에도, 수술 후에도, 연기는 그녀에게 삶을 이어주는 줄이었다.
지금도 그녀는 연주를 하고, 귀촌 생활을 즐기며, 여전히 무대를 꿈꾼다. 팬들 앞에서 화려한 스포트라이트를 받진 않지만, 그 진한 삶의 흔적은 누구보다 빛난다. 암을 이겨냈기 때문이 아니라, 암 속에서도 멈추지 않았기 때문에 그녀의 이야기는 더 값지다.